[기고] GP·JSA 재무장하는 북한의 망동
북한군이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시범 철수했던 비무장지대(DMZ) 내 최전방 감시초소(GP) 11곳에 몇 주 전부터 병력과 중화기를 다시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북측 경비병들이 권총을 차고 근무하기 시작했고, 서해지역의 북한군 해안포 개방 횟수도 부쩍 늘었다는 보도다. 남북 간 전초기지인 군사분계선으로 부터 2km내에는 GP(Guard Post) 감시초소와 GOP(General Out Post) 일반 전초 기지가 설치되어 있다. GP는 남북한 간의 유일한 접촉점이기도 하며 적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GOP는 비무장지대의 남북 한계선에 설치되어 주력부대의 방호를 위해 운용된다. 적의 움직임을 파악해 주력 부대에 알리고 공격이 있을 경우 이를 막아내는 역할도 한다. GP와 GOP는 휴전 후에 설치된 남북 상호 감시 초소다. 땅굴 파는데 이력이 난 북한은 감시초소(GP)도 북한군 공격의 선봉이자 최초의 방어선 역할을 수행하는 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 시설의 대부분은 지하갱도 중심으로 구축돼 있으며, 소형 초소 개념인 북측 GP의 감시탑은 최근 새로 증축돼 약 100m 정도 길이의 공간이 숨겨져 있다. 휴전선 일대의 충돌 방지막이 사라지면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은 높아지고 우발적 충돌 가능성도 커졌다. 북한은 불시 기습은 물론이고 우발을 가장한 도발 같은 회색전술로 우리를 시험하려 할 수 있다. 북한은 얼마전 9·19 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하며 “군사분계선(MDL) 지역에 강력한 무력과 신형 군사장비를 전진 배치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2018년 긴장 완화와 충돌 방지를 위한 9·19 합의가 이뤄진 이후에도 북한은 지금까지 3000회 이상 이를 위반했다. 북한은 이 합의를 무력화해 5년 전의 상황으로 되돌린 뒤 점차 군사적 대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아직까진 무반동총 등 중화기 재투입에 그치고 있지만 향후 휴전선 일대에 전술 핵미사일 같은 신무기 배치나 포 사격·군사훈련 재개 같은 무력시위를 벌일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런 위협에 우리 군의 대응 조치도 불가피해졌다. 군은 지난주 9·19 합의 일부 조항(비행금지구역)의 효력을 정지하면서도 최전선의 GP 복원과 JSA 재무장 문제에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런데 북한이 먼저 민감한 카드를 꺼내 든 만큼 우리도 비례의 원칙에 따라 대응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어진 것이다. 이제 군이 굳건한 힘과 의지, 완벽한 준비 태세를 기반으로 원숙한 대응 능력을 보여 줄 때다. 철저한 감시와 결연한 대비로 무모한 도발에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북한의 ‘오판 리스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다행이도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주관한 자리에서 “평화를 해치는 망동은 파멸의 시작임을 적에게 명확하게 인식시켜야 한다”며 “적이 도발하면 ‘선(先)조치 후(後)보고’ 개념에 따라 대응하고 즉각,강력히,끝까지 (즉·강·끝) 원칙으로 단호하게 응징하라”고 지시했다. 듬직한 말이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정찰위성 1호기 발사 성공으로 군은 독자적인 정보 감시 정찰 능력을 확보했으며 이 정찰위성은 ”한국형 3축 체계의 기반이 되는 핵심 전력으로 킬체인 역량 강화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우리 사회에 고질적인 안보 불안 심리를 극대화하기 위해 예상하기 어려운 형태의 실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고로 군은 북한의 경거망동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기고 북한 재무장 남북 군사합의 최전방 감시초소 군사합의 파기